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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오늘의 일기

삼촌~ 슈팅바쿠간 합체하는 거 사주세요~

병원에 있는데 지환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환이 : 삼촌~ 할머니 병원에 가도 되요?
  나 : ... 안돼~ 여기는 12살 미만은 못....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참 기대했다가 풀이 죽어버린 어린 조카는 더 이상 통화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수구리고 저만치 가버렸단다. 겨우 사정 사정 끝에... 다시 통화할 수 있었다.

  나 : 지환아~ 여기 병원은 어린 아이는 못오는대라 안돼고~ 며칠 있으면 지환이 생일이니까 삼촌이 지환이 선물
       사놓으려고 하는데..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지환이 : 슈팅바쿠간 합체하는 거. 검은 거 사주세요~




금새 기분이 좋아진 어린 조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전화를 끊기 전에 '삼촌삼촌삼촌~'하고 부르는 소리가 왜이리 듣기가 좋은지....




아무튼 그래서 지환이가 사달라고 하는 것을 찾아봤는데, 슈팅바쿠간2 울트라 헬리오스라는 것이 그것 같았다.

그런데 조카의 생일이 크리스마스 즈음이라 그런 것인지 사려고 했더니 다 품절이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 매장이건 있는 곳이 없었다. 여기 저기를 가봐도 그건 없단다. 꼭 사주고 싶었는데...

'넌 항상 삼촌에게 어려운 숙제를 내주는 구나~'

정말 난감해서 형에게 그 소식을 전했더니...

지환이가 그랬단다.


   "왜 없대? 이마트에 하나 있던데?"

  "그럼 빨간 것도 괜찮아~"



다섯살짜리 꼬마 조카의 넓으신 아량으로 울트라 헬리오스 대신에 조금 더 구하기 용이한 울트라 드래고노이드를 구입했다.

일단은 생일 준비를 마쳐 놓아서 큰 숙제를 해 놓은 기분이다. 이제 주말에 북적북적한 고비만 넘기면... -.-;;;;

아무튼 요새는 자기 생일이 언제 되냐고, 왜이렇게 안오냐고 묻는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