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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혼잣말

텅 빈 마음





나의 마음을 상자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내 마음의 상자를 열어보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고 딸랑 방부제만 하나 들어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이 나이가 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봤다면 아마도 다들 바보라고 하겠지?
첫키스 조차 어느 해 첫눈이 오던 날 길을 걸으며 내 입술에 닿은 차가운 눈송이... 이것을 첫키스로 삼았다고 한다면... (바보가 아니라 변태인가?)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져본 적은 있지만, 그 사람이 나의 무언가가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의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품기도 전에 이미 떠나가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나는 냉혈인간인가?
...
나 스스로는 정도 많은 인간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사랑의 감정, 연애의 감정 측면에서 본다면 아무래도 선듯 대답할 수 없을 것같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에서 사랑 때문에 울고불고하고, 결혼이 인생의 최대의 목표인 것처럼, 하는 이러한 것들이 잘 공감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대부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나의 마음의 상태가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속의 사람들도 정상과는 조금 먼 듯하지만, 나 역시도 생각해보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어떤 이의 실연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보고, 나는 위로해주고 싶었다. 나의 수많은 고민들, 답답한 심정들... 이러한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사람의 아픔의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런 내가, 그 사람과 무슨 공감을 하고, 내가 하는 말이 무슨 위로가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야 말로 문제투성이인데...(사랑의 감정에서나 다른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나)



나는 정말로 연애 세포라는 것이 죽어버린 것일까?
첫사랑의 아픔조차 모르는 나인데, 벌써 무감각해져버려있다니...
그냥 씁쓸한 웃음만 나온다.
정상이 아닌 듯한 나이지만, 이런 나를 굳이 뜯어고치고 싶지도 않은 내 마음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도 우선 당장 해결해야할 것들이 많으니... -.-;


하지만 내 마음 속의 방부제.
언젠가 내 마음 속에 사랑이라는 것이 들어오면 그 사랑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사랑의 실패로 힘들어 하는 이들도, 힘을 내서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전혀 없던 것보다, 있던 것이 없어졌을 때의 충격이 더 크겠지만, 어떤 사람이 더 성숙할 수 있고, 행복했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글쎄.... 어떨까?



오늘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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