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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 건이 이야기


내가 자주 보는 프로그램 중에 일요일 밤 11시 55분에 하는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어제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해맑게 웃는 아이 건이의 사연 때문이었다.

“엄마가 꼴등해, 내가 일등할거야.”
조산으로 6개월 만에 세상에 나온 건이.
건이는 세 살이 되던 해 뇌병변 장애 진단을 받았다.
왼쪽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아 늘 까치발로 다니는 건이는
매일 아침 어린이집에 가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콩콩 신발이 신기 싫다며 투덜거린다.
여름에도 샌들을 신지 못하고,
어린이집에서도 늘 검은색 콩콩 신발을 신고 다녀야만 하는 건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신발을 신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이는
엄마랑 외출 할 때만이라도 꼴등이 아닌 일등으로 신발을 신고 나가고 싶다.

“사랑해, 다 사랑해.”
건이는 오늘도 엄마에게 여덟 살이 되면 동생이 생길 수 있는 지 묻는다.
다른 친구들처럼 아빠랑 신나게 축구도 하고 싶지만
세상에서 건이의 유일한 가족은 엄마뿐이다.
그러나 엄마조차 대장암으로 투병을 시작한 후, 건이는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건이는 유난히 사람을 그리워하고
가끔은 애처롭게 보일 정도로 사람들에게 매달리기도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사랑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건이,,
건이는 어쩌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엄마, 세 밤만 자면 오는 거야?”
건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엄마. 엄마는 건이에게서 희망을 본다.
하지만 엄마는 오늘도 편안히 잠을 이루지 못한다.
깊은 밤이면 유독 심해지는 고통.
대장암 선고를 받은 엄마는 계속되는 수술과 항암치료로 제대로 밥을 먹을 수도 없고,
인공항문 수술을 한 상태라 외출에도 어려움이 많다.
또 총 두 번의 수술과 여섯 번의 항암치료를 마쳤지만
이미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라 치료도 쉽지 않다.
그러나 온몸 구석을 찌르는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은
혹시나 엄마가 잘못되면 혼자 남겨지게 될 건이 때문이다.
병원에 갈 때마다 엄마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건이 생각에
치료를 미루기도 했었던 엄마와, 엄마가 병원에 갈 때마다
도대체 며칠 밤을 자야 엄마와 신나게 놀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한 건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며
엄마는 제발 건이가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니기만 바래본다.

건이와 엄마가 세상을 향해 힘껏 날아오를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하려 합니다.

                                                                                    출처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의지할 곳이라고는 엄마밖에 없는데..
건이의 엄마도 대장암 말기로 자기 몸을 추스르기도 벅찬 상황이었지만, 딱히 의지할 곳도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그저 나는...
직접 돕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 맡기고, ARS 성금 전화 한통화 하는 일밖에 하지 못했다.
힘내라 건이야!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된다.
조금 힘들 때에도... 이 사실을 잊지 않고,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야겠다.
그리고 나보다 힘든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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