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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오늘의 일기

길고양이 검댕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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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부터인가 앵앵이랑 같이 자고 같이 먹던 녀석 검/댕/이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앵앵이 밥도 제가 더 많이 먹고, 앵앵이 먼저 먹이려고 밀어내도 끄떡도 하지 않던 녀석이다.
내 처지에 넉넉하게 먹이기도 부담스러운데... 난감했다.
앵앵이가 싫어했다면 그래도 쫒아버렸을테지만, 앵앵이가 친구가 생긴 것 처럼 같이 잘 놀았다. 항상 같이 붙어다니면서 말썽부리곤 했는데...


엊그제 밥을 주려고 봤더니, 그냥 누워있다. 앵앵이보다 밥을 먼저 달라고 야옹야옹 울어댔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다 괜찮아질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하루가 지났는데도, 전혀 먹질 않고, 토하기 시작한다.
토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까웠지만, 난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냥 빨리 났기를 바랄 뿐이었다.
'더이상 사료 아까워하지 않고, 넉넉하게 줄테니까 빨리 나아라!'


하지만, 그날 저녁...
녀석은 그냥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근처 공터에 아주 편안하게 누워서...
앞집 아줌마의 말을 듣고 나가서 확인해보니 역시 그녀석이었다.
왠지 미안해지는 마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앵앵이가 더 슬퍼 보인다.
둘이 같이 먹던 때는 순식간에 먹어치우던 밥도, 겨우 배고픔만 면할 정도로 조금씩 먹는다.
동물도 슬픔을 아는구나...
앵앵이도 빨리 기운을 차리고,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그날을 빨리 맞이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검댕이... 그 동안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하늘 나라에서 행복하기를...
이제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기도밖에 남지 않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