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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오늘의 일기

디워를 조조할인으로 봤다.



<자료 삭제 2010.2.8>

극장에 정말 오래간만에 갔다.
그 동안 내가 봤던 영화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모두 흥행에 성공했던 것들 뿐이다.
내가 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닐 것이고, 영화관에 영화를 보러 워낙 자주 가지 않는 편이니, 인기있는 영화만 봤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돈도 못버는 신세인데다, 특별히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으니...(ㅡ.ㅡ;) 조조할인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요즘은 예전처럼 할인카드로 영화 할인받아서 보기도 힘들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자꾸 영화를 보러 가면서 이순재와 정준하의 한 카드 광고가 떠올랐다.
     이순재 : 새벽부터 어디 가는 게냐?
     정준하 : 영화보러요. 조조할인.
     이순재 :
이런 못난 놈!

왜 자꾸 이순재의 마지막 대사가.....

그리고...
극장이라는 곳에 혼자서 들어가봤다. 학교에서 무료로 상영해 주는 극장에는 한번 혼자 들어가서 영화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돈 내고 들어가는 극장에 혼자 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뭐 솔로 생활도 길어지고, 이런 저런 일로 이미 초월의 경지에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시험하면서 이렇게 초탈할 수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내 자리 바로 옆이 연인 둘이서 앉아있었지만,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니...
정말 장하다! (그런데 왠지 슬프군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조조할인에, 혼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궁상이란 궁상은 다 떨어가며 본 영화가 바로 요즘 최고의 화제거리인 심형래 감독의 '디워(D-war)'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SF다 보니, 이걸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들리는 말에 의하면 특수효과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반면, 이야기의 구조 면에서는 아직도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니,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영화의 느낌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을 것 같았다.


심형래가 나오는 영화는 초등학교 때 우뢰매 이후로 처음이다.
우뢰매도, 당시의 나에게는 만화도 아니고, 연기자들의 실제 연기와 만화를 혼합해서 만든 방식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화면 만화답게 깔끔한 만화같은 이미지를 원했고, 실사면 실사답게 좀 더 사실적인 것들을 원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보러 간다는 우뢰매를 보고 싶은 마음은 거의 들지 않았다. 하지만 문방구(초등학교 앞에서 교재며, 학습용품, 군것질거리를 팔던 곳은 항상 문방구라고 불렀던 것 같다.)를 하시던 외할머니께서 극장표를 구해주셔서 우뢰매5를 처음으로 보게되었던 것 같다.
초등학생들이 빡빡한 극장! 으흐흐흐흐흐~
집단의 힘인지, 영화의 힘인지, 보고 나서 나 역시 우뢰매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만화 부분을 정교해진 컴퓨터 그래픽이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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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보관중인 우뢰매 책받침


디워.
영화의 내용은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조금만 더 정교하게 내용을 조직했다면, 유머도 있고 전설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관객수를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애국심 마케팅때문은 아닌 것 같다. (영화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아리랑도 울컥하게 하지는 않았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표현하기에 괜찮구나라고 느꼈을 뿐이지..)
솔직히 트랜스포머를 재미있게 보고 난 후에도 '이게 뭐야~'했었으니까. 즉, 스토리가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서 사실적인 이무기의 표현에 몰입되어 버렸고, 괴물에 의해서지만 파괴되는 도시의 모습에 대리만족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용으로의 변신은 정말 멋있었다. 서양의 뚱뚱한 드레곤만 보다가, 우리 전통의 용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니 반가웠다고 할까?
'진짜 용의 저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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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도사 무도사 책받침 속의 용 모습



개인적으로 동물원 관리인의 증언과 이를 정신병으로 모는 이러한 모습을 조금 더 살리고, 이무기의 더욱 갑작스럽고, 조용한 등장으로 관객들을 조금만 더 깜짝깜짝 놀라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심형래 감독님!
이번 디워의 성공을 발판으로(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성공하길 바랍니다!) 디워2도 만들어 주실꺼죠?
그때는 보다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오늘 영화구경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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