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이게좋아 : 2008/06/30 23:33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남종기 고스마 신부님이 들려준 시.
이 시를 들으며 왠지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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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 되게 오랫만이시네요~ 잘지내셨죠 :) 멋진 사진과 멋진 시 감사합니다~!
그동안 제가 좀 뜸했었죠? ^^;;;;;;;;
제가 참 좋아하는 시 중 하나입니다.
고정희 시인을 말할 때 故를 붙여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이 분의 시들이 다 좋습니다.
저는 고정희 시인을 이 시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너무 일찍 돌아가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시인의 재주가 하늘나라에서도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