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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오늘의 일기

길고양이 4총사 - 고양이와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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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곡 : 검은고양이 네로
(어릴 때 이후로 처음 제대로 들어보는 곡인데 정말 묘(猫)한 느낌!)


그동안 몇십년을 살아오면서 나에게 고양이는 만화 속에서 혹은 뒷골목에서 가끔 마주치는 별 상관이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몇주전 집앞에 유난히 사람을 잘 따르던 새끼 고양이를 본 이후로, 고양이와의 인연이 시작되더니, 며칠전 새끼 고양이가 무려 네 마리나 우리집 옥상에 허락도 없이 자리를 잡았다. 새끼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는 했지만, 개와는 달리 만져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어미가 잘 길러서(?) 데리고 나가주기를 바랐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린 생명인데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고민스러웠다. (그러고 보면 우리 주변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의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개는 개라서, 고양이는 고양이라서.. 그렇다면 쥐는? -.-;;)



 그런데, 어제(7월2일) 얌전하게 자리를 잘 지키던 고양이 새끼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하더니, 옥상에서 떨어져서 지붕이고, 어디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버렸다. 어른들은 그냥 두면 어미가 데려갈 것이라고 하는데... 날도 뜨겁고, 힘도 없어 보여서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집 뒤에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골목으로 떨어진 녀석은 내가 담을 넘어서(내기 담을 그렇게 잘 넘어다닐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완전히 스파이더맨~ 아니 캣맨인가? ㅋㅋ) 꺼내오려고 했는데, 그 상황보다도 사람인 내가 무서웠나보다.
사람을 경계하고 앙칼진 모습!  간신히 잡아서 비좁은 공간 밖으로 내가 기어올라오려고 했는데, 그 순간에 내 손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나도 고양이와의 첫 접촉이라 아무리 새끼 고양이지만,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는데, 내 마음도 몰라주는 새끼 고양이었다. 원망할 수도 없고...



 이래저래해서 옥상에 남은 것은 한마리뿐이었다. 얼마전까지도 형제들하고 장난치며 놀더니 혼자만 남아 안쓰러워보였다. 겁도 어찌나 많아 보이는지... 우유를 조금 가져다 줬더니, 조금 할짝거린다. 조금 지쳐있는 듯한 모습에 그대로 둬서는 이 녀석 마져도 옥상에서 떨어져서 사고가 날 것 같아서 데리고 내려왔다.
조그만 녀석이 힘이 없어 보이는 것은 내 느낌인지... 아무튼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새끼 고양이 조차도 약간 무서운...(-.-;;; 약간 창피하네요~), 어머니는 새끼 고양이 예쁘다고 하시기는 하지만, 전혀 만지지도 못하실 정도고...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전에 길고양이 새끼를 보고 도움을 주시겠다는 고마운 분이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해봤다. 다행스럽게도, 이 녀석을 받아주시겠다고 하셔서, 이 조그만 녀석을 아침에 만들었던 고양이 종이 인형과 함께 그 분을 찾아갔다.
 찾아가는 길에 인간들이 북적대는 도시의 모습을 고양이는 어떻게 봤을까?
 모든 환경이 갑자기 바껴서 두려운 고양이의 입장이 되서 생각해보니,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들리던 길거리의 갖가지 소리들이 한시도 마음 편하지 않은 소음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조심조심 찾아가서(이 길치... 가다가 또 길을 헤멨다. 찾기 어려운 곳도 아니었는데..--;;) 그분에게 전해드리니 마음이 놓인다. 정말 이녀석의 주인을 잘 찾아주실 분 같았다.
 ㄸㅈ님 정말정말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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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4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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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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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내려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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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가 고양이의 일에 개입한 것이 잘한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떻게 되든 어미가 정말 다 알아서 할 수 있었던 것을 내가 괜히 상관해서 형제들과 떨어지게 된 것은 아닌지...
좋은 주인 만나서 잘 살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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